19. 유기농 마켓을 열다.

어느 날 ‘프리미엄 오가닉 라이프’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보고, 사무실에 전화 연락이 왔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주상복합쇼핑몰 건물인 메세나폴리스를 관리하는 ‘모리빌딩도시기획주식회사’(롯폰기힐스 등 일본 도쿄의 주요 복합단지를 개발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로 1959년 경제학자였던 모리 다키치로 회장이 창업했다.)라는 곳이었다. 메세나폴리스 이용 고객들을 위한 주말 이벤트로 유기농 마켓 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행사의 규모와 일정 그리고 방법 등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 ‘모리’ 담당자와 미팅을 가졌다. 사실 유기농을 알리는 방법에 대해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전달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실제로 소비자를 만나서 어떻게 보여줘야 하고, 이야기를 하며 소통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모리’ 담당자로부터 안내를 받아 메세나폴리스의 주요 시설과 행사장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미국형은 유기농 마켓을 통해서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지만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유기농산물을 활용한 피자를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했다. ‘모리’는 부동산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 외에도 상권을 활성화 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메세나폴리스 입점 업체와 ‘맘카페’ 등을 연계한 어린이 ‘유기농 피자’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금새 만들어졌다.

미팅을 끝내고, 전국 각지에 있는 유기농 농부님들에게 전화를 걸어 행사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했다. 모두들 기뻐하며 격려해 주셨고,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서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그렇게 하나, 둘씩 행사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알맹이가 없이 껍데기만 멀쩡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가 빠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