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OXXO’는 태국, 베트남에 있는 기업체들로부터 구매의향서를 추가로 받게 되었고, 홍삼클러스터 사업단 내 제조업체의 도움을 받아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홍삼농축액을 만들어 휴대가 간편하고, 섭취하기 쉬운 스틱형 제품으로 만들었다. 해외로 수출하는 상품이라서 디자인에 더욱 신경을 썼는데 스틱형 파우치 제조업체는 전남 광주에 박스 제조업체는 서울에 있었기 때문에 장거리를 오가며 만들었다.

보여지는 것에 치중하다 보니 최초의 디자인은 ‘무광’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유통과정에서 포장 표면이 벗겨질 우려가 있고, 음식물 섭취 시에도 입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제가 있어서 디자이너를 여러 번 설득하여 표면을 ‘유광’으로 처리하게 되었고, 이후 모든 제품의 포장에 ‘유광’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공장에서 실제 표현되는 색상과 인쇄 품질 등에 대해서도 직접 상태를 확인해 가며 색의 농도와 밝기 등을 조절했다.

파우치 포장재는 얇은 필름을 붙여서 만들기 때문에 식품의 내용물이 닿는 부분과 외관으로 보여지는 인쇄 부분이 다르고, 2중, 3중, 4중으로 되어 있다. 필름의 재질과 두께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제품의 포장과정에서 발생되는 불량율도 다르게 나타난다. 제품에 따라 적합한 것을 선택하면 되겠지만 잘못된 선택은 전량 폐기와 같은 큰 화를 부를 수 있어 상품 개발 초기에 제조업체와 충분히 상의하고, 포장 업체의 조언도 꼭 들어야 한다.

포장업체 사장님은 까다로운 고객이었던 우리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제품의 생산방법과 수량, 인쇄 시 사용되는 색상 등에 따라 포장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 주셨다. 덕분에 ‘OXXO’ 이후에 기획했던 모든 제품들은 획기적으로 포장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원가절감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소량으로 제품을 만들 때는 큰 부담이 아니었지만 대량 생산 시에는 보이지 않은 것들도 잘 따져야 한다.